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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씨네


충격을 준 작품 <드래곤 길들이기>

한 마디로 요약한다. 충격. 이런 거창한 표현이 나올 정도로 나에게 <드래곤 길들이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드림웍스가 이렇게 제대로 한 방을 날려주다니. <슈렉>의 악동은 이제 경쟁사 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이야기꾼으로 발전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태생은 드림웍스 SKG의 주축 중에 한 명인 제프리 카젠버그에서 출발한다. 디즈니 대 다른 영화사의 구도였던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등장과 동시에 디즈니 대 드림웍스 라는 양대 구도를 만들어냈던 드림웍스. 그들의 작품은 <이집트의 왕자>라는 셀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했고, <치킨 런>이라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슈렉>이라는 CG 애니메이션 등으로 발전해 갔다.

하지만 드림웍스가 픽사라는 거대한 존재에 가린 2인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만큼 픽사는 기술력도 대단했으며, 작품성은 실사영화의 작품성 있는 영화들과 아카데미에서 겨룰 만큼 놀라운 수준이었다. 픽사의 독보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은 바로 드림웍스가 가지지 못했던, 질투했던 1% 부족한 그것이었다. 그런 현실을 알았던 드림웍스는 정통적인 스토리텔링의 구사보다는 <슈렉>이나 <쿵푸 팬더> 같은 변칙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 픽사와 다른 방향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이런 기존의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처음 <드래곤 길들이기> 예고편을 접할 때 나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저 그 동안 드림웍스 캐릭터와 유사한 변형된 장난꾸러기 드래곤 하나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제대로 빗나갔다. 드림웍스는 자신들의 기발함과 재치라는 강점에다 드디어 스토리텔링을 결합시켰다. 덤으로 3D의 성공적인 결합까지도 말이다.


적이었던 바이킹과 드래곤이 친구가 되는 과정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의 세계를 다룬다. 물론 현실적인 모습보다는 신화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당연히 드래곤이 등장하는데 현실을 바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다). 바이킹들과 드래곤들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버크섬. 바이킹 족장의 아들 '히컵'은 드래곤 사냥에는 소질이 없는 마을의 사고뭉치다. 그런 히컵은 어느 날 부상 당한 드래곤 '투슬리스'를 구하게 되고, 히컵이 투슬리스를 돌보면서 그 둘은 서로를 이해하며 친구가 된다. 그런 그들 앞에 바이킹과 드래곤의 전투가 다시 찾아오며 위기가 찾아온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나에게 두 편의 영화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기술적인 면과 입체적인 면에서 연상을 시킨 작품은 <아바타>였고, 내용적인 면에서 떠올리게 된 영화는 <E.T>였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E.T>에서의 지구인 소년과 외계인 간의 우정이라는 코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그것을 신화적으로 재창조했다. 그리고 바탕에 깔린 세계관은 <아바타>와 미야쟈키 하야오의 세계관과 유사성이 있다. 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자연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를 원하는 세계관.

이런 도입을 통해 영화가 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주제는 '교감'이다.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었던 적의 관계였던 히컵과 투슬리스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은 교감의 과정이다. 그들이 교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통해 주인공 히컵이 바이킹과 드래곤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을 담는다. 나아가 히컵 자신이 그 정립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전진해 가는 모습은 성장드라마로서 손색없는 구성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캐릭터를 남발하거나, 스토리를 뒤틀지 않았면서 집중한다. 이야기의 기본으로 돌아가 캐릭터에 집중하며, 그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힘에 집중할 뿐이다.


진일보한 스토리텔링과 3D 입체영화가 나아갈 길에 대한 적극적인 응답

<드래곤 길들이기>가 드림웍스 스토리텔링의 한 단계 발전을 이루었다면 그것은 스토리의 힘이 제일 클 것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바로 제대로 된 3D에 대한 이해도다.

지금 세계 영화 시장을 휩쓰는 트렌드인 3D 입체영상은 단순한 2D 영상이 3D로 톡 튀어나온 입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주장하는 입체영화의 미래는 바로 연출의 확장을 의미하며, 새로운 시도와 미지의 영역이 있음을 의미한다. 더 디테일한 질감의 표현이나 표정의 영역이 나올 수 있으며, 다양한 영상기법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게 된 것이 3D 입체영화가 가져다 준 영화계의 선물이다. 그러나 현재 쏟아지는 영상물들의 대부분은 그저 입체로 상영만 가능하게 만든 급조된 영상물(심지어 2D로 찍은 것을 어설프게 3D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놓고는 <아바타>의 작업시간과 제작비가 이해가 안 간다는 무식한 발언이 나올 정도이니)들이다.

그러나 <드래곤 길들이기>는 입체영화 시대가 열어낸 새로운 영역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보인다. 히컵과 투슬리스의 표정과 행동에선 입체영화가 가진 새로움이 보인다. 그리고 공중비행장면이나 전투장면 등은 입체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의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심지어 <아바타> 비행장면의 입체감을 넘어선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오던데 이것은 그냥 농으로 친 평가가 절대 아니다. 나 역시 공감한다).

이런 드림웍스의 발전은 1년 전 <몬스터 대 에일리언>의 패착에 대한 분석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저 2D 이야기에 입체만을 집어넣었던 방식의 실패를 경험한 드림웍스는 3D 입체영화가 원하는 길에 대해서 진지한 자기 반성을 한 모습이었다. 기획과 스토리를 어떻게 짜야 하며, 연출방식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그리고 더욱 섬세하게 표현이 가능해진 입체영화에서 이야기와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해답을 일정 부분 얻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들은 고스란히 <드래곤 길들이기>에 반영이 되었으며, 스크린에 보여졌다. 캐릭터의 표정은 더욱 풍부해졌으며, 장면의 역동성은 더욱 살아났고,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졌다.


이제 픽사의 반격이 기대된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몸집불리기 보다는 제대로 된 펀치 한 방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드림웍스의 면모가 보인다. 조금 이른 평가긴 하지만 그들이 질투하던 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의 큰 의미를 가지게 해준 의미 있는 한 걸음의 보폭의 영화로 말이다.

다른 의미로 한 걸음의 보폭을 생각해 본다면 <아바타> 이후 3D 영화가 나아갈 길에 대해 가장 제대로 응답을 해준 영화로 평가해 주고 싶다. 이제 세계 영화시장에 불어 닥친 입체영화의 흐름은 조만간 2D와 3D가 각각 나아가는 방향으로 재편이 될 것이다. 서로가 나아갈 길은 분명히 다르다. 잠시 혼잡스러운 2D와 3D의 무분별한 이합집산들은 제대로 된 교집합으로 재편되며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시점에서 <드래곤 길들이기>가 제시한 입체영화의 나아갈 길은 분명 의미 있게 보아야 할 대목이다.

난 예전에 드림웍스와 픽사의 관계를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와 모차르트의 관계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 적이 있다. 아무리 따라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는 천재에 대한 질투심. 그런 점을 느끼게 해주었던 드림웍스는 이번 <드래곤 길들이기>로 그것이 잘못된 비유였음을 내게 증명해주었다.

도리어 이제는 픽사의 반격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2010년 드림웍스는 한 손에는 <드래곤 길들이기> 다른 한 손에는 <슈렉 4>를 들고 대대적인 폭격을 감행한다. 그에 반격하는 픽사의 카드는 CG애니메이션의 기념비적 작품인 <토이스토리>의 세 번째 시리즈. 픽사가 어떤 반격을 할 지 기대된다. 영화팬으로서 드림웍스와 픽사의 결투는 언제 보아도 흥미진진한 싸움이다. 그저 즐겁게 지켜보면서 응원하면 되는 싸움일 뿐이다.

이 싸움의 2010년 첫 스타트인 <드래곤 길들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극장에서 입체로 보는 것을 놓치면 필히 후회할 작품이다. 가능한 3D 입체를 추천하지만, 정답은 아이맥스3D이긴 하다. 금액의 부담이 있긴 하지만, 결코 티켓 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게 만들어줄 작품이라 난 믿는다.

★★★★

*2010년5월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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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oozi.tistory.com BlogIcon mooz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림웍스도 드디어 분발하는군요...

    이 영화 아이들하고 보면 재밌겠는데요... ^^

    2010/05/19 21:06
  2. Favicon of http://kettle1986.is-a-personaltrainer.com BlogIcon 페이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습니다, 그것을 사겠습니다

    2012/05/11 10:46
  3. Favicon of http://vastlyoverrated.homedns.org BlogIcon Makayl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아침입니다.

    2012/05/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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